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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의 공간

뜻있는글 2019. 12. 13. 18:57

[마음의 공간 / 임수현] 
 
서쪽으로 난 우리 집 나무 대문은
바람만 불면 요란한 소리로 삐그덕 삐그덕
결국 빗장을 닫아걸고 말았다 
 
옆집 승애네는
나무를 촘촘히 엮은 사립문이라
바람이 불어도

 

제 몸 사이로 지나가라고
틈을 열어주었기에
조용하고 흔들림이 없었다 
 
우리네 마음에도
바람 정도는 지나가라고
벌려 놓은 사잇길이 필요하다 
 
오늘은 갈비뼈 사이 간격으로 바람이 지나가도록
마음의 공간을 열어 둔다.